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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여왕을 지키는 기사, 치명적인 성인 판타지 <미스티>

by 예나의 하루 2019.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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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나게 보던 드라마 <미스티>


고혜란(김남주)은 방송국 간판 앵커로서 7년간 9시 데스크의 메인으로 자리 잡아왔다. 잘난 사람에 대한 시기와 질투는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항상 존재해 왔고 하물며 여자가 잘 나가는 꼴을 못 보는 사람들이 넘쳐나니 그녀의 삶은 하루라도 편할 날이 없었​다. 선배의 비아냥, 동기의 질투, 후배의 서슬퍼런 눈총. 그녀는 위에서 눌리고 아래에서 치이며 남편의 싸늘함과 시엄마의 임신공격 속에서 살아간다.

이것이 우리가 주인공을 응원하게 되는 포인트이다. 너무나도 불쌍한 워킹걸의 비애. 누구보다 열심히 살지만 축복과 존경보다는 시기와 질투를 받으며 독기오른 여자로만 치부된다는 점에서 많은 여성들이 공감을 했을 것이다. 

 

그렇게 치열한 전쟁터에서 고혜란은 끝까지 버텨냈다. 실력으로 경쟁자들을 압도했고 신뢰감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승승장구하던 그녀에게도 시련이 닥쳐왔다. 사방이 적인 가운데...아주 강력한 적, 옛 남자라는 과거가 찾아온다.
그것도 친구의 남편이자 성공한 골퍼로...

 

케빈리(고준)는 과거 혜란의 동거남이자 그녀를 잊지 못하는 남자로 혜란을 보자마자 복수심에 불탄다. 자신을 버린 것에 대한 원망이 가득했지만 그 분노가 성공의 동기가 아니었을까? 

그렇게 케빈리는 와이프 앞에선 착실한 남편을, 고혜란 앞에선 독이 바짝 오른 치명적인 남자로 두 여자 사이에서 아슬한 줄타기를 한다. 외로움 속에 나타난 성공한 옛남자. 그의 치명적 유혹에 흔들리는 것 같았던 혜란은 자신을 농락하는 케빈 리의 속내를 알고 저항해 보지만 상황은 쉽지가 않다.
그렇게 모든 것이 꼬여만 가던 도중 자신은 청와대 입성의 기회가 주어지고 완벽해야 했던 그녀의 삶에 더욱 큰일이 생긴다
케빈리가 죽은 것이다...

그렇게 치정극은 살인극으로 흘러간다 도대체 그는 왜 죽은 것일까?

 

죽은 케빈리의 차안에서 발견된 고혜란의 브로치. 그렇게 그녀는 살인용의자가 된다.

사람이 살면서 긴급체포가 되는 일이 한번이나 일어날 수 있을까? 굉장히 수치스러운 일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다.

모든 사람이 보는 앞에서 끌려나가는 그녀. 주변 사람들을 모두 적으로 돌리고 얻은 커리어마저 스캔들로 추락하기 직전이다.

경찰은 긴급체포로 고혜란을 구금했지만 48시간 동안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한다. 그녀가 풀려나면서 범인은 누구인가? 원점으로 돌아온다. 

 

드라마는 끝까지 범인을 숨긴다. 그러면서 누구라도 용의자가 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남편이 죽으면 용의자 1순위는 아내. 10년간 빌딩을 청소하며 남편의 성공을 위해 내조를 해온 인물이다 그녀가 남편의 불륜을 알았을 때의 기분을 어땠을까? 고혜란은 청와대 입성이 눈앞에 다가왔는데 불륜스캔들로 그동안의 모든 명예가 바닥에 떨어질지도 모르며 잃을게 많은 인물이다. 고혜란의 남편 강태욱은 비록 사이가 안좋아도 아내를 빼앗긴 남자의 질투는 살인을 부르기도 한다. 누가 거짓말을 하는가? 범인을 찾는 궁금증을 큰 틀로 끌고 가면서도 한편으론 언론인의 비애와 사명을 드라마 속에 잘 녹여냈다. 

 

국선변호사인 남편 강태욱(지진희)은 언론을 통해 경찰의 비정상적 체포를 비난하고 루머로 얼룩진 고혜란을 구해낸다. 마치 백마탄 왕자처럼. 누가 자신에게 칼을 겨눴는지 생각하던 고혜란은 환일철강이 그들의 비리를 캐던 자신을 공격한 것이라 확신하고 받은 것은 돌려주는 예의바른 매너로 다시 역공격에 들어간다. 환일철강과 성상납을 즐겨받던 정대한 의원과 거대로펌 강률의 비리를 폭로한다. 그 과정속에서 언론인을 탄압하는 방법과 언론인이 지녀야 하는 용기와 신념들을 드라마 속에 잘 녹여낸다.

 

 혜란은 자신을 괴롭히던 모든 것들을 처단했지만 불륜과 살인 스캔들로 얼룩진 그녀는 "내려놓음"을 배우게 된다. 아둥바둥 거리며 살았지만 완벽하던 이미지는 한순간에 사건으로 무너져 버렸다. 그건 누구의 탓일까? 성공을 위해 전남친과 비지니스를 시작한 본인의 탓일까? 그녀는 그 누구도 원망하지 않는다. 단지 자신에게 주어진 일들을 열심히 해낼뿐이다. 후배에게 앵커자리를 양보하고 남편과의 사이는 위기속에서 더욱 단단히 다져졌다. 한번도 자신을 인정해주지 않던 시부모님도 그녀를 인정하기 시작한다. 대법원장이었던 시아버지도 강률로펌과 국회의원을 처내는 그녀의 능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으랴...국선변호사로 변변찮게 떠도는 아들보다 훨씬 더 야무지게 일을 해내는 며느리가 더욱 맘에 들었으랴.. 그녀에게 어디까지 갈 생각이냐며 그녀를 인정해준다. 쳐다봐주지도 않던 시부모님의 인정이 그녀에겐 커다란 짐덩이를 내려놓게 해주는 것이었으랴.... 그렇게 행복이 시작되는 줄 알았다. 고생끝에 행복이 온다고... 그녀가 힘들게 노력했던 것들이 슬슬 열매를 맺는 줄 알았다.

그러나... 판타지는 없었다. 동화도 없었다. 가장 중요한 인생의 동반자.... 강태욱... 가장 중요한 남편이 잘못된 선택을 한다.

한순간의 실수였다. 질투심에 눈이 멀어 몸싸움을 벌였던 것이었는데...케빈리가 골퍼라면서 변호사한테 한대 맞고 저세상으로 갔다. 인생사 허망하다지만 이렇게 허망할 수가..

부잣집에 태어나 힘없고 가난한 자들을 대변하며 살아온 착한 남자. 그러나 실상은 찌질한 남자였던 강태욱. 그는 자신의 가정이 추악한 스캔들로 번질되는 것을 두려워했다. 그리하여 고혜란을 살인용의자에서 구해줄 블랙박스 영상을 지웠고 그녀에게 백마탄 왕자처럼 나타나 구해줬지만 실상은 그녀의 고통을 즐기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이 모든 비극은 누구의 탓이었을까?

혜란이 뉴스앵커 자리를 지키지 위해 전남친을 만났던 것?

강태욱이 질투심에 눈이 멀어 케빈리를 죽인것? 그리고 브로치를 흘리고 온 것?

케빈리가 가정과 성공을 거며줬음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혜란을 흔든것? 

얽히고 설혀버린 이 치정극속에서 누구의 잘못이 크다고 말할 수 있을까?...각자 자기의 인생을 살았을 뿐인데...

 

첫사랑 하명우...그는 끝까지 그녀를 지키고 떠나간다.

두번째 사랑 케빈리는 그녀를 위험에 빠트리고 떠나갔다.

마지막 사랑 강태욱은 그녀를 위험에 빠트리고 지켜주며 그렇게 떠나간다.

 


모든 것이 끝나고 그녀는 "행복하세요?"라는 질문에 대답 대신 눈물을 흘린다. 그녀는 하루하루 주어진 삶에 열심히 살았을 뿐인데.....그녀에게 남은 것은 과연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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